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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에 대해서 어느정도 깊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자로 만기되는 WTI 원유선물 (Crude Oil WTI May. 20).. 어제 새벽 3시경에 -37 $ 를 찍으며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선물가격을 보여줬습니다.


이게 뉴스에서도 많이 떠들고.. 상당히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단 몇가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759188

이런 뉴스가 나왔는데요, 어제 마이너스 선물가격이 되면서 키움 HTS 에서 마이너스 선물가격을 인식을 못해 난리가 났다.. 라는 내용입니다.

이게 맞을까요? 이래서 기레기 라고 하나.. 싶은데...

일단 지금 얘기가 되고 있는 원유선물은 5월물입니다.

만기는 4/21일로 오늘입니다.

선물은 코스피200 선물 같은 금융선물이 있구요, 콩선물, 원유선물 이런 상품선물이 있습니다.

금융선물은 만기일에 청산을 하지 않고 결제를 하는 경우 만기 당시의 현물 가격으로 현물 결제를 받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코스피200선물 5월물 을 250 포인트에 1계약을 샀다. 근데 만기가 되는날 종가로 코스피200현물지수가 251 포인트로 마감이 되었다 하면 1.00포인트 X 25만원 해서 25만원의 수익을 다음날 아침 증권사에서 입금해줍니다.

근데 상품선물은 만기결제를 받게 되면 어케되냐면... 상품을 가져가야합니다. 오일선물의 경우 1계약이 1000배럴분입니다.

미국 오클라호마 쿠싱이라는 지역에 직접 가서 1계약당 1000배럴 (1배럴은 158.9리터) 을 받아와야합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증권사는 해외상품선물의 경우 만기전날부터 신규포지션진입을 막습니다. 그리고 매수든, 매도든 포지션이 있는것도 자정쯤 강제청산을 해버립니다.

근데 어제 12시경 5월물 원유선물 가격은 10$ 정도였구요, 마이너스 -37$가 된건 새벽 3시가 넘어서입니다. 진입을 시스템적으로 막았는데 누가 0.01$ 에 샀다는것이며, 자정경에 강제청산을 10$ 쯤 해버렸는데 누가 -37$ 에 강제청산이 되었다는걸까요

저런 말도 안되는 기사를 뇌피셜로 쓰는 기자를 기레기라고 하는건가 봅니다.. 어쨌든 그건 그렇고...

왜 유가가 -37$ 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걸까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WTI 원유선물을 매수해서 갖고 있을경우, 만기 결제를 받게 되면 실제 현물을 인수해야 합니다.

이를 실물인수자가 오클라호마 쿠싱 원유저장고에 가서 받게 되는데.. 당연히 원유저장탱크에 있는 원유를 받아오게 되겠죠? 미국 한가운데 있는 내륙지방이니 유조선 같은것도 없습니다.

근데 쿠싱의 원유저장고가 이미 70%가 차있는 상황입니다. 나머지 30%도 예약분입니다. 100% 찼다는거죠. 그럼 원유선물을 실제로 현물로 받을수가 있을까요?

쉽게 얘기하면 이렇습니다. 현재 원유를 가서 돈주고 산다... 하면 파는 사람이 37불 줄께 원유도 가져가고 돈도 가져가~ 이러지는 않습니다.

현재 현물로 원유를 사는가격은 배럴당 18달러 정도입니다. 근데 왜 5월물은 -37$ 이야?

이렇게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지금 사는 배럴당 18달러의 현물 원유는 쿠싱 저장탱크에 이미 넣어놨던 예전 원유입니다.

내가 산 5월물 선물은 이제 갓 유전에서 뽑아올린 따끈한 원유입니다. 이 따끈한 원유를 쿠싱 저장탱크에 넣어놨다가 팔아야되는데.. 넣을 곳이 전혀 없죠?

넣을곳이 없으니 어떡합니까? 바로 폐기해야됩니다. 그 폐기비용이 배럴당 37$ 이구나... 라는 어떤 개념적인 수치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원유를 받아오면서 배럴당 37$ 도 돈으로 받아오는게 아니구요..

건설현장에 있었던 분은 아시겠지만 오일탱크는 일반 물탱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Leakage에 엄청나게 민감하며, 방폭과 Drainge에 대한 설비.. Overflow 에 대한 설비도 아주 빡센 스펙으로 갖춰야합니다.

때문에 이 텍사스 중질유는 탱크가 없으면 사실상 저장이 불가능하기에 이러한 마이너스 가격까지 나온것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고.. 그만큼 원유수요가 없이 원유생산만 이빠이 하고 있는... 기름을 뽑아서 버려야만 하는 그런 상황이구나.. 라고 여기시면 되겠습니다.

'아니 그럼 원유 뽑는데를 좀 닫으면 되잖아' 하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이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원유 생산을 중단하면 다시 그 유전에서 원유를 재생산하는데 비용이 무지막지하게 듭니다.

때문에 안그래도 어려운 셰일업체들이 자기네 유전을 닫으려고 하지 않는... 치킨게임 아닌 치킨게임의 수렁을 자기네들끼리도 하게되고 있는거죠.. ㅠ

반면 브렌트유는 해상유전에서 뽑는 비중이 대부분이어서 뽑자마자 탱크가 없어서 버리는게 아니고.. 유조선이 있으면 계속 뽑을수있습니다. 버릴필요까진 없는거죠. 그래서 브렌트유는 가격이 그렇게까지 내려가진 않았구요, 만기도 4월 30일로 WTI 원유선물과 조금은 다릅니다.

근데 이건 5월물이 지금 당장 만기되니 그런 사이즈로 흘러간거고... 그럼 6월물의 얘기를 해보죠. 6월물은 5월 19일이 만기입니다.

5월 19일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산업전반의 애움이 풀리지 않는다면?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죠 지금으로선?)

또 원유 퍼서 버리는겁니다. 그래서 지금 6월물 가격도 현재가 기준 16불을 하회하고 있는거구요..

원유시장의 트레이더들은 5월 19일에 뭔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질꺼라는 생각을 아예 접어서 6월물 건너뛰고 7월물 거래로 넘어갔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네요.

어쨌든 5월물의 마이너스 급락에도 불구하고 우리시장에 상장된 굉장히 개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원유관련 레버리지 ETN 상품들은 이미 6월물로 롤오버를 마친 상태였던지라 가격이 마이너스까지 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거래재개된 신한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 의 경우... 기존 9300만주에서 2억주가 추가상장되면서 2.93억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신한금투가 추가상장된 물량의 절반이 조금 넘는 1.1억주를 시장에 팔며 괴리율을 조정해보려고 했죠

근데 미쳐버린 개미들이 또 엄청나게 그걸 받아내면서 괴리율이 오늘 종가기준으로 아직도 +56.77% 입니다.

오늘 종가기준으로 이 ETN 의 적정가격은 577원이지만 905원으로 마감이 되었고 이마저도 거래 정지되었던 4월 17일 대비해서 무려 -38.85%나 폭락한 가격입니다.

오늘 종가기준으로 6월물 WTI 원유선물의 가격은 21.19$ 였고 현재는 더 폭락해서 14.40$ 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려 종가 대비 32%가 폭락한 상황으로 신한 ETN의 적정가격은 208원 정도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금감원에서 이 원유 레버리지 ETN 의 경우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추가상장을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개미들이 이길 재간이 없을 뿐더러

적정가가 100원대로 들어선다면 더이상의 피해자 양산을 막기 위해 '조기 상장폐지 (강제청산)' 이라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매우 크다는 겁니다.

이 경우 IIV, 즉 상품의 자산가격으로 청산이 되고 2000원에 만주 (2천만원치) 를 산사람은 100만원만 돌려받게 되는겁니다. (IIV가 100원일경우)

이렇게 되면 신한, 삼성, 금감원 앞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게 되겠지만... 그것 또한 그들이 무지해서 만들어낸 폭탄입니다.

더 큰 폭탄을 만들지 않기 위해 그런 결정을 하게 될 가능성도 분명 염두에 둬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가 누차 촉수엄금이라는 말씀을 드렸었죠. 폭탄은 언젠간 터진다고...

오늘은 이정도로 마치구요, 내일 원유 선물이 왜이렇게 빠지는걸까.. 하는 2부를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금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조석으로 바람도 많이 불고 상당히 춥네요. 건강 유의하시고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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